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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와 운동 · 상담 장면

목 뒤가 굳으면 머리가 아픈 이유

"뒷목이 뻣뻣하면 꼭 머리가 아파요"라는 질문에, 상담 자리에서 실제로 어떤 순서로 이야기를 나누는지 장면으로 옮겼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구성한 가상의 상담 장면입니다. 특정 인물의 실제 상담 내용이 아니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연출 이미지 · 실제 환자가 아닙니다

강의가 끝나고 질문 시간이 되면 거의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는 뒷목이 굳으면 꼭 머리가 아파요. 목 때문인가요?" 짧은 질문인데 답은 짧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은 설명 대신 장면으로 써 봤습니다. 모니터 앞에서 하루 열 시간을 보내는 30대 직장인이 앉아 있다고 상상해 주세요.

목 이야기보다 먼저 묻는 것들

두통 이야기가 나오면 목을 보기 전에 질문부터 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목과 상관없는, 혹은 목을 만지면 안 되는 두통을 먼저 걸러야 하기 때문입니다. 의료계에서는 이런 위험 신호를 머리글자를 따 SNNOOP10이라는 목록으로 정리해 둡니다. 열, 암 병력, 신경 증상, 갑작스러운 시작, 50세 이후 첫 두통, 양상 변화, 자세나 기침에 따라 달라지는 두통, 임신, 외상, 진통제 과다 사용 같은 항목이죠.

겁을 주려는 목록은 아닙니다. 이 기준을 소개한 자료에 따르면, 일차 진료에서 만나는 두통 중 다른 질환 때문에 생긴 이차성 두통은 약 2% 정도로 보고됩니다. 응급실이나 상급 의료기관처럼 중한 환자가 모이는 곳에서는 약 20%까지 올라가고요. 대부분은 걱정할 일이 아니지만, 드문 경우를 놓치지 않으려고 매번 확인하는 겁니다.

내담자요즘 퇴근할 때쯤이면 뒷목이 돌처럼 굳고, 머리 뒤쪽까지 묵직해요.

전문가목 얘기는 조금 이따 할게요. 먼저 몇 가지만 여쭤볼게요. 혹시 열이 나거나, 몸살 기운이 같이 오나요?

내담자아뇨, 그런 건 없어요.

전문가갑자기 망치로 맞은 것처럼 몇 분 만에 확 심해진 적은요? 팔다리 힘이 빠지거나, 말이 꼬이거나, 앞이 이상하게 보인 적은 없었고요?

내담자그런 적은 없어요. 그냥 서서히 무거워지는 느낌이에요.

전문가최근에 머리를 부딪친 적, 기침하거나 힘줄 때 두통이 심해지는 건 어떤가요? 진통제는 한 달에 며칠 정도 드세요?

내담자부딪친 적은 없고요. 약은 일주일에 한두 번이요.

전문가좋습니다. 하나만 더요. 두통 양상이 예전과 확 달라졌다거나, 점점 세지고 있다는 느낌은 없죠?

내담자몇 년째 비슷해요. 바쁠 때 더 심하고요.

조이는 두통, 한쪽으로 쏠리는 두통

위험 신호가 없다는 걸 확인한 뒤에야 두통의 모양을 묻습니다. 국제두통학회의 분류 기준(ICHD-3)에서 목과 관련해 자주 거론되는 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긴장형 두통입니다. 아주 흔하죠. 머리 양쪽이 띠로 조이거나 누르는 느낌이고, 통증은 가볍거나 중간 정도입니다. 걷거나 계단을 오른다고 더 심해지지는 않는 편이고, 머리와 목 주변 근육을 누르면 아픈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하나는 경추성 두통입니다. 목뼈나 그 주변 관절, 디스크, 근육 같은 구조의 문제에서 시작되는 두통이에요. 보통 한쪽으로 쏠려 나타나고, 고개를 움직이거나 목 근육을 누르면 평소의 두통이 재현되며, 뒤통수에서 앞쪽으로 번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특징만으로 진단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ICHD-3는 목의 움직임이 줄었는지, 목의 문제와 두통이 함께 시작되고 함께 나아졌는지 등 여러 근거를 같이 보라고 합니다. 목 사진에서 보이는 변화도 두통이 없는 사람에게 흔하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원인이라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전문가아플 때 머리 양쪽이 조이는 느낌인가요, 아니면 한쪽만 아픈가요?

내담자양쪽이요. 모자를 꽉 쓴 것 같아요. 근데 뒷목도 같이 아프니까 목 문제 아닌가 싶어서요.

전문가뒷목이 같이 아프다고 다 목뼈 문제인 건 아니에요. 말씀하신 모양은 긴장형 두통에서 흔히 듣는 표현이거든요. 어느 쪽인지는 이야기만으로 정할 수 없고, 평가를 해 봐야 압니다.

왜 하필 뒷목과 뒤통수일까

위쪽 목뼈(1~3번) 주변에서 올라오는 통증 신호는, 얼굴과 머리 감각을 맡은 신경의 신호와 뇌의 같은 지점에서 만납니다. 그래서 목의 불편함이 머리 통증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뒤통수 바로 아래에는 후두하근이라는 작은 근육들이 있습니다. 머리의 미세한 움직임과 자세를 잡는 근육입니다. 고개를 앞으로 내민 채 화면을 보는 시간이 길어지면 이 근육들이 쉬지 못합니다.

고개가 어깨보다 앞으로 나간 거북목 자세에서는 목 뒤와 가슴 근육이 짧고 뻣뻣해지고, 목 앞쪽 깊은 근육과 등 아래쪽 승모근은 약해지는 패턴이 자주 관찰됩니다. 근육 속 단단히 뭉친 부위가 떨어진 곳, 예컨대 머리 쪽으로 통증을 느끼게 하기도 하고요. 흥미로운 점은, ICHD-3가 이렇게 목 근육의 뭉침에서 비롯된 두통은 경추성 두통보다 긴장형 두통으로 분류하는 쪽이 맞다고 설명한다는 겁니다. 두 두통이 겹치는 경우가 많아 구분이 쉽지 않다는 점도 함께 적어 두었습니다.

내담자그럼 저는 목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거예요?

전문가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설명과 평가의 방향이에요. 카이로프랙틱 관점에서는 두통이 언제, 얼마나 자주, 어떤 느낌으로 오는지 듣고, 앉은 자세와 선 자세를 보고, 목과 어깨 근육의 압통과 고개를 숙이고 젖히고 돌릴 때 움직임이 줄어드는 방향, 그때 평소 두통이 재현되는지를 봅니다.

내담자사진은 안 찍어도 돼요?

전문가영상 검사가 필요한지는 의사가 판단할 부분이에요. 아까 말씀드린 위험 신호가 하나라도 생기면, 목은 제쳐 두고 신경과 진료를 먼저 받으셔야 하고요.

집에서 해 볼 만한 것

집에서 해 볼 만한 것 몇 가지입니다. 조건은 둘입니다. 위험 신호가 없을 것, 해 봤을 때 아프지 않을 것. 하다가 두통이나 어지러움이 심해지면 그 자리에서 멈추세요.

  • 따뜻한 찜질: 뒷목에 따뜻한 수건을 10~15분 정도 올려 둡니다.
  • 누워서 후두하근 이완: 등을 대고 누워 뒤통수 아래 오목한 곳에 손가락이나 부드러운 공을 받칩니다. 고개를 젖히지 말고 1~2분 편히 숨 쉽니다.
  • 턱 당기기: 바르게 앉아 정면을 본 채 턱을 뒤로 살짝 밀어 이중턱을 만들듯 5초 유지합니다. 고개를 숙이는 동작이 아닙니다. 10회 정도.
  • 화면 높이: 모니터 윗부분을 눈높이 근처로 맞추고, 노트북은 받침대를 씁니다.
  • 자리에서 일어나기: 30~60분마다 일어나 어깨를 돌리고 자세를 바꿉니다.

이럴 때는 병원 진료가 먼저입니다

  • 갑자기 시작해 몇 분 안에 최고조에 이르는 극심한 두통(벼락두통)
  • 팔다리 힘 빠짐, 말이 어눌함, 시야 이상, 의식 저하 등 신경 이상 증상
  • 열과 함께 심해지는 두통, 또는 열 등 전신 증상을 동반한 두통
  • 50세 이후 처음 생긴 두통
  • 머리를 다친 뒤 시작된 두통
  • 점점 심해지거나 평소와 양상이 크게 달라진 두통
  • 기침, 재채기, 운동으로 유발되는 두통, 자세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두통
  • 암 병력, 면역 저하 상태, 임신 중이거나 출산 직후에 생긴 두통
  • 진통제를 자주 먹게 되었거나, 새로 먹기 시작한 약과 함께 생긴 두통

위 항목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자기 관리나 목에 힘을 가하는 시도는 미루고, 신경과 등 전문의 진료를 먼저 받으시기 바랍니다. 갑작스럽고 극심한 두통이나 신경 증상이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응급실로 가세요.

다음에 뒷목이 굳고 머리가 무거워지면, 목을 주무르기 전에 스스로 물어보세요. 이번 두통, 평소와 같은 모양인가요?

참고 문헌 Headache Classification Committee of the International Headache Society. ICHD-3: 11.2.1 Cervicogenic headache. International Headache Society. 2018. 원문 보기 ↗Headache Classification Committee of the International Headache Society. ICHD-3: 2. Tension-type headache (TTH). International Headache Society. 2018. 원문 보기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 Headaches in over 12s: diagnosis and management (CG150). NICE. 2012 (updated 2021). 원문 보기 ↗Journal of Urgent Care Medicine. More Than a Simple Headache: Using the SNNOOP10 Criteria to Screen for Life-Threatening Headache Presentations (Do TP, et al. Neurology. 2019;92(3):134-144 기반). 원문 보기 ↗

이 글은 건강 정보 제공을 위한 글입니다. 개인마다 상태가 다르므로 정확한 평가는 전문가 상담이 필요합니다.

#두통#거북목#목통증
박성종 · DC PARKD.C.(Doctor of Chiropractic) · 몸을 이해하고, 가르칩니다.소개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