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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 않으면 다 나은 걸까? 운동 복귀 전 확인할 것

국제 합의문은 '통증이 없어졌는가'보다 '기준을 통과했는가'로 복귀를 판단하라고 권고한다.

연출 이미지 · 실제 환자가 아닙니다

부상 뒤 운동 복귀는 통증이 사라진 날짜가 아니라, 단계별 기준을 통과했는지로 판단해야 한다. 2015년 11월 스위스 베른에서 열린 제1회 세계 스포츠물리치료 학술대회 직후, 17명의 전문 임상가가 모여 만든 운동 복귀 합의문(Ardern 등,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2016)의 핵심 권고다. 합의문은 복귀를 '하는 날'이 아니라 회복·재활과 나란히 가는 '연속선'으로 보고, 근거 기반의 단계적 진행을 제안했다. 발목을 삐거나 허벅지 뒤쪽 근육을 다친 뒤, 아프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운동장에 돌아가는 일반 운동인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이야기다.

한 번 다친 몸은 다시 다치기 쉽다

통증은 회복을 보여 주는 여러 신호 가운데 하나다. 통증이 가라앉은 뒤에도 근력, 관절 가동 범위, 균형 감각은 아직 덜 돌아와 있는 경우가 흔하다.

늦게 돌아오는 대표적인 감각이 고유수용감각이다. 눈으로 보지 않아도 내 관절이 어디에 어떤 각도로 있는지 느끼는 감각을 말한다. 이 감각이 둔한 채로 급히 방향을 바꾸거나 착지하면 같은 곳을 또 다치기 쉽다.

숫자로도 확인된다. 2017년 같은 학술지에 실린 Toohey 등의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은 12편의 연구를 묶어 이전 부상과 이후 하지 부상의 관계를 살폈다. 전방십자인대를 다친 적이 있는 사람은 이후 햄스트링(허벅지 뒤쪽 근육) 부상 위험이 약 2.25배로 나타났다(연구 3편 종합). 다리 근육을 다친 이력은 다른 부위의 근육 부상 위험 증가와도 연관됐다. 연구진은 결론에서 "종류와 상관없이 이전 부상은 다양한 하지 부상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주로 운동선수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이라 일반인에게 같은 배율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방향은 분명하다. 다시 다치지 않게 하는 과정까지가 회복이다.

17명2015년 베른 운동 복귀 합의에 참여한 전문 임상가 수Ardern 등, BJSM 2016
약 2.25배전방십자인대 부상 이력이 있을 때 이후 햄스트링 부상 위험(연구 3편 종합)Toohey 등, BJSM 2017

참여, 복귀, 경기력 회복의 세 단계

베른 합의문은 복귀를 세 단계로 나눴다. 첫째는 '참여 복귀'다. 재활이나 훈련, 운동에는 참여하지만 본래 종목으로 돌아갈 준비는 아직 안 된 단계다. 둘째는 '종목 복귀'로, 원래 하던 운동은 다시 하지만 원하는 수준에는 못 미친 상태다. 셋째가 '경기력 복귀', 즉 부상 전과 같거나 더 나은 수준으로 돌아온 단계다.

재활 현장에서는 이 흐름을 보통 다친 조직 보호, 관절을 안정적으로 잡아 주는 근육 조절, 균형·고유수용감각 훈련, 근력과 순발력 강화, 종목 동작 연습 순으로 풀어 간다. 몸 상태에 따라 운동량을 다시 줄이거나 잠시 쉬는 결정도 이 과정의 일부다. 한 방향으로만 가는 길이 아니라는 뜻이다.

날짜 대신 기준, 몸과 마음 모두

합의문은 "어떤 종목에도 적용 가능한, 단계적이고 기준 중심의 진행"을 권고한다. '몇 주 지났으니 괜찮겠지'가 아니라, 단계마다 정해진 조건을 통과했는지 확인하라는 것이다. 동시에 흔히 쓰는 복귀 기준 상당수는 근거가 아직 약하다는 점도 합의문 스스로 인정했다.

검사 방식에 대한 지적도 눈에 띈다. 대부분의 기능 검사는 정해진 동작을 반복하는 이른바 닫힌 과제다. 그런데 실제 운동은 상대의 움직임이나 공에 반응해야 하는 열린 과제의 연속이다. 합의문은 정해진 동작 검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반응형 민첩성이나 방향 전환 검사를 함께 활용하라고 제안했다.

마음의 준비도 기준에 들어간다. 합의문은 재부상에 대한 두려움, 해낼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 동기가 복귀 결과에 영향을 준다고 정리했다. 몸은 준비됐는데 마음이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얘기다.

기능적 움직임 선별 검사(FMS) 같은 동작 평가도 참고 자료가 된다. 검사 중 통증이 생기면 점수를 매기기보다 멈추고 원인부터 평가하는 것이 원칙이다. 점수가 좋다고 부상을 피한다는 보장은 없다. 판단 재료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 일상생활과 가벼운 운동에서 통증이 없다.
  • 다친 관절이 반대쪽과 비슷한 범위까지 통증 없이 움직인다.
  • 양쪽 다리(또는 팔)의 근력 차이가 크지 않다.
  • 한 발 뛰기(멀리 뛰기, 연속 뛰기 등)를 양쪽 모두 안정적으로 해낸다.
  • 방향 전환, 착지, 상대 움직임에 반응하기 등 내 종목 동작을 통증 없이 해낸다.
  • 재부상에 대한 두려움보다 복귀에 대한 자신감이 더 크다.
  • 운동한 다음 날 붓기나 통증이 늘지 않는다.

필자 노트

베른 합의문을 다시 읽으며 눈에 들어온 건 '연속선'이라는 단어였다. 복귀를 하루에 끝나는 사건으로 보면, 아프지 않은 첫날이 곧 복귀일이 된다. 연속선으로 보면 그날은 출발선에 가깝다.

카이로프랙틱 관점에서도 통증 유무와 함께 관절이 어떻게 움직이고, 몸이 하중과 방향 전환을 어떻게 받아 내는지를 본다. 출발점은 다친 쪽과 안 다친 쪽을 나란히 비교해 보는 것이다. 차이가 보이면 아직 연속선의 중간이다.

이럴 때는 병원 진료가 먼저입니다

  • 뼈가 부러진 것으로 의심될 때(뚜렷한 변형, 체중을 싣지 못함, 한 지점을 누르면 심한 통증)
  • 머리를 부딪친 뒤 의식을 잃었거나, 경련, 혼란, 균형 이상, 기억이 끊기는 증상, 평소와 다른 행동이 보일 때
  • 목을 다친 뒤 팔 저림이나 힘 빠짐이 계속되거나 양쪽 팔에 함께 나타날 때
  • 무릎이 갑자기 힘없이 꺾이거나, 걸리듯 펴지지 않고 잠기는 느낌이 들 때
  • 특별히 다친 일 없이 같은 뼈 부위의 통증이 운동할수록 심해지고 쉬어도 잘 가라앉지 않을 때(피로골절 의심)

위 증상이 있으면 운동 복귀를 미루고 먼저 의료진의 평가를 받는 것이 순서다. 뇌진탕이 의심될 때는 특히 그렇다. 2022년 10월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제6회 국제 스포츠 뇌진탕 학술회의 합의문(Patricios 등, BJSM, 2023)은 의식 소실, 경련, 혼란, 균형 저하, 행동 변화, 기억 상실 같은 징후가 보이면 즉시 경기에서 빼고, 그날은 경기나 훈련에 돌아가지 않도록 권고한다. 이후 복귀는 단계적으로 진행하며, 각 단계는 보통 최소 24시간이 걸린다. 머리 충돌 위험이 있는 후반 단계는 증상이 완전히 사라진 뒤 임상가의 승인을 받고 진행하도록 했다.

복귀 전에 다친 쪽 다리로 한 발로 서 보세요. 반대쪽과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면, 서두를 이유가 없습니다.

참고 문헌 Ardern CL, Glasgow P, Schneiders A, et al. 2016 consensus statement on return to sport from the First World Congress in Sports Physical Therapy, Bern.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2016. 원문 보기 ↗Toohey LA, Drew MK, Cook JL, Finch CF, Gaida JE. Is subsequent lower limb injury associated with previous injury?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2017. 원문 보기 ↗Patricios JS, Schneider KJ, Dvorak J, et al. Consensus statement on concussion in sport: the 6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ncussion in Sport–Amsterdam, October 2022.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2023. 원문 보기 ↗

이 글은 건강 정보 제공을 위한 글입니다. 개인마다 상태가 다르므로 정확한 평가는 전문가 상담이 필요합니다.

#운동복귀#재활#부상관리
박성종 · DC PARKD.C.(Doctor of Chiropractic) · 몸을 이해하고, 가르칩니다.소개 보기 →